
지난 금요일날 윤호간 콘서트 <피아노와 이빨> 공연을 갔다. 피아니스트이자 편곡자로 유명한 분으로 가군이 간 날 656회 공연을 하는 날이었다. 사실 피아노 공연 무슨 재미가 있겠어. 음악과 거리가 멀었던 가군에게 있어 얼마만큼 감흥이 있겠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첫 곡 비틀즈의 Hey Jude를 연주했을 때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피아노 한곡 한곡 윤호간만의 색깔이 녹아들어가 있었다.
특히 정보 공유시간이 왔을 때 윤호간이라는 사람을 다시 보게 되었다. 한 아티스트의 일방적인 이야기나 주장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생각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뜻에서 지었다며 자신이 음악을 통해 직접 경험하고 느낀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풀어놓았다.

팔각 성냥갑을 파는 잘 나가는 기업가의 막내로 태어난 윤호간. 중학생이었던 윤호간은 일찌감치 음악의 길을 정해두고 매일 피아노 레슨을 받게 된다. 부모님이 원하는 꿈은 일류 대학교에 진학해 유학을 가고, 피아노 교수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쉬운 길을 포기했다. 고등학교때 가출한 뒤 거칠게 살았다.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하나둘씩 개척해나간 것이다. 강하게 쳐야 할 곳은 느리게 치고, 느리게 쳐야 할 곳은 강하게 치는 등 기존의 형식에서 탈피해서 자신만의 음악스타일로 재탄생시켰다.
그는 잘하는 것과 감동있는 것이 있다면 자신이 감동있는 것을 선택한다고 하였다. 중학교 시절 콩글 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그들 모두 베토벤 연주를 잘하였다. 너무나 똑같이 복제된 듯 잘했던 것이다. 하지만 감동은 없었다. 예술 세계에서 2등은 상품가치가 없는 것이다. 피아노 잘 치는 사람이 2만명이 넘는다. 베토벤 잘 치는 사람은 천명이 넘는다.
베토벤을 연주하는 것도 위대한 일이지만 나만의 베토벤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나만의 베토벤을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이 필요한 것이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베토벤이 아닌 나만의 베토벤..
그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버리라고 말한다. 남들이 하지 않는 길을 다들 너무 빨리 포기한다. 상상력과 감동이 있으면 어디든지 1등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 윤호간은 주먹으로 피아노를 치고, 자신만의 색깔로 우리에게 다가왔던 것이다.
윤호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최고의 피아노 연주가 아닌 아름다운 사람의 소리라는 것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 그 최고의 연주를 듣는 윤호간은 행복한 아티스트라고 한다.
2시간 동안 연주와 노래를 하고 이야기 하는 윤호간. 어렵지 않는 음악과 어깨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이었다. 어쩌면 그가 추구하는 콘서트의 모습일 것이다.
꼭 희망을 잊지말라는 윤호간..
참 멋지고 배운 것이 많은 사람이다.
2008. 9. 19 압구정 발렌타인 극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