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는 미래의 거울’참지식 배워
청년등불 13기 대원들 귀국 좌담회
광복 60주년을 맞아 장준하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국가보훈처가 후원한‘아! 장준하 구국장정 6천리’대장정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7월 6일부터 11일간 21세기 한국을 이끌어 나갈 주역인 청년등불은 청년 장준하가 죽음을 담보로 쉬저우(徐州) 쓰카다부대를 탈출해 충칭(重慶)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로 찾아가는 과정을 더듬어 보았다. 불화로 같은 중국 대륙에서 광복군의 발자취를 따라나선 59명의 등불, 그들은 과연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달 15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장정을 마치고 돌아온 등불과 좌담회를 가졌다.
- 중국에서 광복군 활동지역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소감은.
▲ 김혜미(동덕여대)
교과서나 역사소설로만 봤던 광복군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듣고 느낀것 을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다. 그들이 목숨을 바쳐 가며 일제에 맞섰던 현장을 둘러보고 그 동안 그들의 고마움을 잊고 살았던 게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 가족도 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한없는 존경심이 솟구쳤다. 몸을 던져 싸운 그들을 위해‘나라를 지켜주셔서 고맙다’고 간절히 기도했다. 나라 잃은 설움을 딛고 우리에게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선물을 안겨준 그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내 젊음을 바치겠노라고 그들 앞에 다짐했다.
▲ 허정은(건국대)
6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 광복군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대륙엔 생각보다 많은 역사 흔적이 남아 있었다. 타국에서 나라 잃은 설움을 당한 조상들이 남겨 놓은 발자취를 이제서야 찾는다는 게 왠지 씁쓸했다.
장준하 선생 일행이 목숨을 걸고 충칭 임시정부청사로 가기 위해 일본군 쓰카다부대를 탈출해 극적으로 구출된 부라오허(不老河) 강변에서 진혼제를 올릴 때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 모든 후손들이 기억하고 기려야 마땅한 그들의 희생을 단지 소수의 사람만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당시 우리 선조들이 조국의 독립을 사명으로 받아들여 목숨까지 바칠 각오로 싸웠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우리 세대의 사명, 통일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도 곰곰이 생각해 봤다.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현명한 길이 무엇일까 늘 고민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 세계 12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하이, 충칭 임정청사 관리실태를 보고 뭘 느꼈나.
▲ 설상훈(성균관대)
내가 바라보는 과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잊혀져 가는 과거와 잊혀졌다 어느날 갑자기 밝혀지는 과거다. 이제 우리도 경제적으로 과거를 되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상하이나 충칭의 임정청사를 둘러보고 정부에서도 많이 힘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제까지 표면적으로 주목받는 건물이나 장소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러나 이번 장정을 통해 잊혀졌다 발견된 작고 소중한 과거를 본 게 가장 큰 수확이라할 수 있다. 선조들이 피와 땀으로 지킨 과거를 우리가 더욱 발전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 일제의 모진 핍박을 받으면서도 무릎 꿇지 않은 우리 선조들의 구국일념을 어떻게 평가
하는가.
▲ 권휘민(경기대)
일제 강점 초기인 1910년대 3·1운동 같은 거족적인 민족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졌고, 1920년대 들어서면서 일제는 친일파 양성을 위한 회유책을, 1930년대는 문화 말살정책을 강도높게 펼쳤다. 이러한 극한 상황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목숨을 담보로 묵묵히 독립운동을 실천한 선조들은 대단한 의지의 소유자다.
‘조국의, 조국에 의한, 조국을 위한’헌신적인 활동을 펼친 그분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일본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식민지 시대에 태어나 조국을 위해 용감하게 싸운 이들의 의지와 정신력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이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고, 우리나라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 장준하 선생의 청년정신과 민족정신을 21세기를 살아가는 신세대들이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 가내훈(한국외대)
이번 장정이 나에게 어떤 시간이었고,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당장은 알수 없지만 오랜시간이 흐른 후에는 분명해질 것이다. 장준하 선생의‘돌베개’를 읽으면서 느꼈던 한없는 조국애와 동지애, 그리고 그 바탕에 깔린 풍부한 감수성이 가장 먼저 가슴에 와 닿았다.
특히‘후손들에게 못난 조상이 되지 않겠다’는 장 선생의 비장한 각오가 바로 21세기 벤처정신이 아닌가 싶다.
장정 내내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곱씹었던 장준하 선생의 민족정신이 나는 물론이고 청년등불들의 가슴속 깊이 아로새겨졌으리라 생각한다.
▲최보경(중앙대)
21세기 정보화시대 신세대 청년들은 조국이나 민족 국가를 둘러싼 정세에 민감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풍요로운 시대에 자랐기 때문에 자신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타인의 어려움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이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풍요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이 있듯이 항상 준비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출처 : 국방저널 2005년 8월호 p. 32~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