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나 포올러스 저서인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참된 자신이 되고자 한 작은 애벌레 이야기가 나온다.
그 애벌레는 나무 잎을 갉아먹으면서
더욱 크게 자랐다.
어느 날 '삶에는 그냥 먹고 자라는 것보다
더 나은 생활이 있을거야'라는 생각에 잠기게 되었고
보다 나은 것을 찾기 위해 떠난다.
아마 반복되는 일상에 싫증을 느끼고
그를 매혹시킬 수 있는 새로운 것을 찾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는 도중 수많은 애벌레들이 만들어낸 하나의 애벌레 기둥에
애벌레들이 꼭대기에 올라가려고 애쓰는 것을 발견한다.
내심 기대한 그 작은 애벌레는
그 기둥 정상에 올라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밟고 기어오르느냐. 밟히느냐 그것 뿐.
단지 바로 옆 애벌레들은 장애물인뿐이고
올라가기 위한 수단일뿐이었다.
오로지 높이 올라가야 한다는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있었을 뿐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을 숨긴 채
막연히 좋은 곳일거라고 기대만 하는 것이다.
결국 꼭대기에 올라갔고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자신이 오른 기둥이 수천 기둥 중에 하나 였음을 알게 된다.
수많은 애벌레가 아무것도 아닌 곳을 향해
기어 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꼭대기를 오르기 위해서는 기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날아야 한다는 것을 노랑 나비를 보는 순간 알게 되었다.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비가 되는 것이
진정한 목표였던 것이다.

자전거 여행 2일째 아산에서 공주로 넘어가는 길에서
난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가려는 녀석을 발견한다.
이 녀석의 목표도 하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어서 향하는 것일까.
문뜩 우리도 애벌레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들이 원하는 이상향.
남들 눈에 비친 성공에 항상 목말라 있다.
작은 애벌레 역시 처음에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떠났지만,
수많은 애벌레들이 만들어낸 기둥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곳에 중독되어 짓밟고 기어올라가는 것이 오로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동료도 친구도 없다.
그 옆에 있는 애벌레들은 뛰어 넘어할 경쟁자이고 적일뿐이다.
적자생존의 논리만 적용되는 곳이다.
내가 상대방을 이겨야만 올라갈 수 있는 그런 치열한 곳이 된 것이다.
그곳에서 최종 승자가 되어 꼭대기에 올라가보면
수천 개의 비슷한 기둥들을 발견하게 되고
남는 것은 외로움과 공허함 뿐이다.
지금 나 자신도 작은 애벌레가 되어본다.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고,
어떤 가능성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 길이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인지,
그 곳에서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지를
먼저 물어봐야 한다.
돈과 인생, 그리고 행복.
다 잡고 싶다는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인생이라는 큰 퍼즐 속에서 하나하나씩 짜맞추도록 노력하자.
꽃들에게 희망을.
그리고 자전거 여행 2일에 만난 작은 풀 한 포기가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준다.
2009. 8. 3 자전거여행 2일차 공주가는 길




